[게임 소식] 이뤄지지 못한 야망, 11 bit 스튜디오의 미완성작 ‘Project 8’의 이야기

 

폴란드 개발사 11 bit studios, ‘This War of Mine’과 ‘Frostpunk’ 시리즈로 잘 알려진 이 스튜디오는 사회적 메시지와 도덕적 딜레마가 가득한 무거운 전략 게임으로 전 세계 게이머들의 찬사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이들의 전혀 다른 시도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그리고 그 시도는 아쉽게도 세상에 나오지 못한 게임, 바로 Project 8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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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픔의 5단계’를 담은 판타지 액션 어드벤처

Project 8은 2018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콘솔 중심의 서사 기반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었습니다. 11 bit가 쌓아온 게임 철학과는 사뭇 다른, 밝고 환상적인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했고, 핵심 주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후의 슬픔의 5단계’를 플레이어가 직접 체험하는 것이었습니다.

 

플레이어는 창백한 피부에 긴 머리를 가진 중성적인 남성 캐릭터를 조작하게 되며, 캐릭터의 팔에 감긴 마법 밴디지가 분리되어 무기가 되는 설정, 그리고 슬링샷을 이용한 적 유도와 공격이 주요 메커니즘이었죠. 전투보다는 은신, 탐험, 환경 퍼즐이 중심이며, 공중에 떠 있는 오벨리스크와 거대한 식물, 이상한 생명체들이 가득한 이 세계는 'Rime', 'Hellblade', 'A Plague Tale' 같은 게임들을 연상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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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젝트의 중단, 그리고 그 이유

그렇다면 이 흥미로운 게임은 왜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까요?

11 bit의 CEO 프셈와프 마르샬은 그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합니다.

1. 너무 낙관적인 성장과 도전
   ‘Frostpunk’의 성공 이후, 스튜디오는 90명 규모에서 280명으로 급격히 확장했습니다. 자금도 풍족했고, 그 여유가 오히려 “완전히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보자”는 자신감을 낳았지만, 이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판단이었다고 회고합니다.
2. 감정의 구현이라는 도전 과제
   부정(Denial), 분노, 타협, 우울, 수용까지 이어지는 슬픔의 5단계를 게임플레이로 구현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기획상으로는 멋졌지만, 실제 구현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쌓였죠.
3. 시장 변화와 비용 증가
   내러티브 중심의 싱글 플레이 게임의 시장성은 예전만 못하고, 개발비는 계속 치솟고 있었습니다. “지금 계속 진행하면 수십억 원을 더 쓰고도 실패할 수 있다”는 판단에 이르게 되었고, 결국 프로젝트 중단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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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의 노력, 그리고 아픈 결단

이 프로젝트에는 약 7~8년에 걸친 개발 시간과 100억 원 가까운 자금이 투입되었고, 실제 플레이 가능한 빌드는 프롤로그와 '부정' 단계 일부뿐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제작 지연이 반복되면서 결국 11 bit는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18명의 개발자가 해고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너무 낙관적이었다. 너무 어려운 게임에 도전했다. 팀의 첫 작품으로는 무모한 선택이었다.”는 마르샬의 말은 게임 개발이라는 일이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지, 그리고 창작과 현실 사이에서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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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의 11 bit는?

2025년은 11 bit Studios에게 있어 재정비와 증명의 해가 될 것입니다. 연이어 연기된 신작 ‘The Alters’는 6월 출시 예정이고, ‘Frostpunk 2’ 역시 유저들의 기대 속에 개발 중입니다. Project 8은 사라졌지만, 그 도전과 고민은 앞으로의 신작에 고스란히 녹아들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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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의 말:
때론 가장 용감한 선택이 가장 아픈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Project 8은 나오지 못했지만, 11 bit의 그 도전은 분명 무의미하지 않았습니다. 슬픔을 게임으로 표현하려 한 그 시도 자체가 이 스튜디오가 여전히 ‘감정’을 만드는 게임 회사임을 증명합니다.